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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칸다의 한 일품 요리점. 가게 이름이 적힌 커튼을 지나 주인 아주머니에게 코트를 맡기고 항상 앉던 카운터 자리에 앉는다. 가게를 둘러보니 카운터 자리 끝에 낯선 것이 놓여있었다. "오늘의 추천 츙(·8·)츙"이라고 쓰여진 종이 표지판과 큰 사육 상자. 케이지 속에는 몇 마리 새 같은 것이 있다. 회색의 큰 것 1마리와 중형 3마리, 나머지는 하얗고 작은 것이 몇마리가 있다. 케이지의 구석에는 새들보다 큰 치즈 케이크가 놓여있다. 새가 쪼아먹은 흔적이 있는 걸로 보아 이 녀석들은 식사를 마친 직후라서 매우 기분이 좋은 거겠지. 큰 것과 중형의 개체는 모두 노래를 부르고 하얀 고체는 삐악삐악 하며 한창 울고 있다. 처음 보는 진기한 새 앞에 있으니 미식가의 피가 끓는다. 당장 아주머니에게 츙(·8·)츙 요리를 주문한다. "츙(·8·)츙은 보존하는 건 소용이 없고, 직접 잡아서 바로 먹지 않으면 악취가 나와." 그러면서 아주머니는 중형의 개체와 하얀 개체를 1마리씩 움켜쥐었다. 기분이 좋은 새들은 케이지의 뚜껑이 열려 주인 아주머니의 손이 내려오며 다가오는 것도 전혀 모르고 저항없이 주인 아주머니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붙잡힌 새들은 날카로운 비명소리를 냈지만 다른 새들은 여전히 웃는 눈을 눈을 가늘게 뜬 채로 노래를 부르고 있다. 동료가 포획된 것을 모르는 건가. "이 아이들은 내장이 약하고, 여기서부터 앞은 식사에 지장이 있으니까." 아주머니는 잡은 새들을 종이 봉투에 넣어 가게의 안쪽으로 사라졌다. 케이지에 남겨진 새들을 쿡쿡 찌르며 기다리는 15분. 이 녀석들에게 날개가 있는지를 생각하다가 아주머니가 돌아왔다. 꼬치구이 1개와 가타아게(姿揚げ) 1마리. 덩치에 비해 먹을 수 있는 부분은 적은 것 같다. 그럼 일단 꼬치구이부터 먹는다. 넓적다리, 꼬리부위, 모래주머니, 껍질을 각각 1쪽씩 꿴 이색적인 꼬치이지만 맛 또한 이색적이다. 먹이인 치즈 케이크 때문일까, 약간 진한 양념맛을 덮을 정도의 단맛이 씹을 때마다 드러난다. 넓적다리와 모래주머니를 먹고 나서 일단 꼬챙이를 두고 맥주를 먹으며 잠시 휴식한다. 이어 가타아게. 음, 이는 솔직히 맛있다. 흔히 가타아게는 대개 잔뼈뿐이고 먹을 수 있는 부위는 적고, 오도독오도독한 식감을 즐기는 음식이라는 인상이 강하지만 이것은 뼈가 거의 없고 잘 씹힌다. 이런 새들은 처음이다. 아주머니, 맥주 리필해주시고…츙(·8·)츙 다시 1마리씩 부탁합니다. 츙(·8·)츙의 식용화에는 수십년이 걸렸다고 한다. 어쨌든 스트레스에 약한 새니까 히나츙을 빼앗으면 짜증을 일으키며 먹이를 너무 많이 주면 배탈이 난다. 베개를 빼앗으면 잠을 못 자고 쇠약해진다. 그런 와중에서 개량을 거듭하여 둔감하고 튼튼한 개체를 선별하면서 비로소 유통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래도 역시 내장은 약한 새야." 2접시째의 츙(·8·)츙 음식을 가지고 온 주인 아주머니가 주방에서 나타나고 쓴웃음을 지었다. 품종 개량을 거친 지금도 취급하는 데는 고생했을 것이다. 노래하느라 지쳐버린 것일까, 케이지 속 츙(·8·)츙들은 더욱 웃는 눈을 가늘게 뜨고(目を細め) 규칙적으로 꾸벅꾸벅거리고 있다. 나는 힘차게, 2마리째의 가타아게를 먹는다. 츙(·8·)츙 연구에 종사한 옛 사람들, 그리고 미식의 주춧돌이 된 수많은 츙(·8·)츙들에게 감사를 드리면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