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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츙츙의 배에 주먹을 찌른다. 한 방만이 아니다. 몇 방이나 몇 방이나.
내가 반응이 없어진 츙츙을 갈기고 나자, 나무 그늘에서 다른 츙츙이 얼굴을 내밀어 왔다.
츙츙 "츙츙은 다 알아츙♪ 모두가 츙츙을 괴롭히는 건, 학교나 회사에서 나쁜 일이 있어서 그런거지츙?"
나는 매일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똥새라고 불리는 츙츙가 사는 숲에서 "왕야존"을 찾는다.
난 친구는 적지만 그렇다고 왕따까진 아니다. 뒤에서 어떤 말로든 욕먹고 있어도 그따위 말들은 신경쓰지 않으면 그만이다. 없었던 일로 여겨버리면 되니까.
아무래도 이 녀석은 내가 울분을 풀기 위해 여기에 오고 있다고 믿고 있는 것 같다. 과연 츙츙이다. 착각의 능력에 있어서는 사람보다 뛰어나다.
나 "뭐라고 했냐? 똥새."
그 녀석을 향한 채 한마디 말했다. 그러자 츙츙은 "삐이이이이이이이이!"라는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높인다.
츙츙 "츙츙은 츙츙이야츙!! 똥새가 아니야츙!! 츙츙이라는 귀여운 이름이 있어츙!"
나 "이름은 무슨놈의 이름이야. 화가 나면 어디 덤벼보든가."
나는 도발한다. 츙츙에게는 이것만으로도 효과는 뛰어나다.
츙츙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화났다츙!!! 친구츙 데려올 거니까, 거기서 꼼짝말고 있어츙!"
그렇게 말하면서 츙츙은 숲 속으로 사라졌다. 녀석의 말은 발음이 엄청 새니까 단단히 믿을 순 없지만 아마 동료를 데리고 오겠다고 한 듯하다.
나 "(안 오네...가다가 넘어져서 죽었나?)"
30분 정도 기다렸지만 그래도 녀석은 돌아오지 않는다. 기다리래놓고 이따위로 행동하면 안돼지...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서 츙츙이 사라진 숲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자 마침 츙츙이 동료를 데리고 돌아왔다.
츙츙 "츙츙이 움직이지 말라고 했지츙! 츙츙 말 안 들은 넌 용서못해츙!"
나 "이봐, 네가 마음대로 가놓고 안 돌아왔잖아. 나는 친절하게도 니가 어디 갔는지 걱정돼서 찾으러 가려고 했어. 뭐, 용서 못 할 거면 어디 한번 덤벼 봐."
다시 한번, 단순한 도발을 한다.
츙츙 "더 화났다츙! 게키오코 츙츙마루츙!"
"게키오코풍풍마루" 아니고? 무심코 웃어 버렸다.(역주: げき怒ぷんぷん丸. 닌자가 주인공인 패미컴판 고전게임.)
츙츙 "뭘 웃는거야츙! 각오해라츙!"
그렇게 말하고 츙츙은 "친구츙(웃음)"과 함께 일직선으로 줄서서 이쪽으로 뛰어왔다. 역시 이놈들은 바보다.
츙츙 "구원군이다츄우우우우우웅!"
츙츙 군단이 싸움을 도우러 왔지만 아무렇지도 않다. 녀석들은 자신의 몸을 감싼 지방이 쿠션이 되고 있어서 그들의 공격은 소용없다는 걸 알아차리지 못한다.
나 "뭐 피하지는 않겠어. 아무렇지도 않으니까"
그렇게 말하자, 츙츙들은 다시 한번 나에게서 물러난다. 왠지 몸 싸움을 하기 위해 온 녀석들의 일부는 동료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죽어있었다.
나 "이봐, 소중한 『 친구츙 』인지 뭔지가 죽어 버렸다구~? 내가 한 건 아니야~"
세번째의 도발. 이로써 츙츙들은 완전히 폭발이다.
츙츙 "츄우우우우우웅!! 그러면 총공격이다츙! 히나츙도 피요츙도 다 데려오겠다츙!"
그렇게 말하고 츙츙들은 다시 숲 속을 향해서 가려고 한다. 그러나 나도 배웠다. 이대로 기다리면 아침까지 기다리게 될 것이라는 걸. 츙츙들이 완전히 이쪽에서 등을 돌린 것을 보고 몰래 뒤를 따라 가기로 했다.
집단으로 움직이고 있는 데다, 이미 상처를 입고 있는 녀석도 있어서인지 츙츙들의 본거지에 도착할 때까지 20분이나 걸리고 말았다. 나무 그늘에서 내려다보니 놈들은 나뭇가지나 잎으로 만든 허술한 둥지에서 사는 것 같다.
츙츙 "히나츙! 피요츙! 같이 칩입자를 혼내주자츙!"
아까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이 이길 수 있다고 믿는 듯하다.
히나츙 "칭칭~♪ 혼내주기 재밌겠다칭!!"
피요츙 "마뾰...피요츙 낮잠잘래뾰..."
츙츙 "낮잠따윈 상관없어츙! 빨리 가쟈츙!"
갓 태어난 듯한 솜털투성이 녀석도 데려올 듯하다.
츙츙 "타마츙도 데려가쟈츙!"
다른 츙츙은 알까지 징집한 것 같다. 이 하등 생물들은 진심으로 이길 수 있다고 보는 걸까.
츙츙 "모두 모였으니, 출발츄우우우우웅!"
츙's "츄우우우우우웅!"
처음에 나와 마주쳤던 츙츙이 부대에서 앞장을 선다. 그러나 이번에 난 녀석들의 둥지 근처까지 와 있는 상황이다.
나 "출발 따윈 안 해도 좋다."
내가 나무 그늘에서 나오자 츙츙들은 당황했다. 일부 히나츙은 놀란 나머지 똥을 싸질렀다. 또, 그 기세에 안고 있던 알마저 깨뜨린 츙츙도 있었다. 알이 깨진 츙츙의 흐느끼는 소리도 들린다.
츙츙 "어째서 여기 있지츙!?"
나 "움직이지 말라고 안 했으니까. 희들 따위를 기다리는데 1초도 쓰지 않겠다. 빨리 너희에게 체/벌/을 해야겠어."
츙츙 "체벌하는 츙은 츙츙이다츙!"
나 "체벌 좋아하시네. 그토록 개쳐맞듯이 맞아놓고, 이길 줄 알아?"
츙츙 "시끄럽다츙! 조용히 체벌을 받아라츙!"
공격이라곤 돌진밖에 못 하는듯이 츙츙과 히나츙들은 쏜살같이 다가왔다. 그러나 놈들의 공격을 받기만 하는 것은 재미없다. 녀석들의 움직임을 보며 혼신의 힘으로 선두의 츙츙을 발끝으로 걷어찼다.
츙's "뿌우우우에에에에에……"
한줄로 돌격하던 츙츙들에게 연쇄적으로 충격이 전달된 것 같다. 앞쪽에 있던 츙츙들은 앞뒤의 강한 충격으로 인해 파열되어 버렸다. 내장이 망가지고 온몸의 뼈가 으스러지고 있는 것일까, 파열하지 않은 녀석도 대부분이 절명한 듯했다.
츙츙「츙…츙…」
잘 보니 1마리만은 충격을 받지 않은 듯하다. 그러나 다시 공격을 해오려는 낌새는 없다.
나 "이봐, 이러기냐. 인정머리 없네."
츙츙 "츙...츙. 왜 모두 츙츙을 괴롭히는 거야츙?"
아무래도 나처럼 츙츙을 괴롭히고 있는 사람이 있는 것 같다. 그러나 그런 일은 지금 아무래도 좋다.
나 "나는 너희들을 때리면서 스트레스 푸는 건 아냐. 뭐, 업/무/ 같은 거야. 우리 학교에 멋대로 침입하고, 거기다 똥까지 싸대니까 츙츙을 체벌하지 않으면 안 돼. 미화위원으로서 당연한 일이잖아?"
츙츙 "그럴 생각은 없었다츙. 어떻게든 이쯤에서 용서해라츙."
츙츙은 무릎을 꿇은 듯했다.
나 "니가 그렇게 나와도, 이건 그냥 일이니까.."
츙츙을 왼손으로 잡은 채로 들었다. 온 몸뚱아리가 뒤룩뒤룩 살쪄있다. 일부에서는 체지방률 이 95%나 된다는 말이 있다.
츙츙 "삐잇? 이거놔츙!"
츙츙은 파닥파닥하며다. 그러나 그 힘은 약한데다 그 파닥거림을 억제하는 데에는 그만큼의 힘도 필요없었다. 이 뒤룩뒤룩한 몸뚱이의 촉감은 조금 즐겁다.
츙츙 "츙!"
여기저기 어루만지고 있는데, 돌연 츙츙이 소리를 질렀다.
나 "시끄러워!"
윽박지르자 츙츙은 조용하게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츙츙 "거기에는 소중한 타마츙이 있어츙. 츙츙 의 타카야모노야츙. 소중하게 다뤄줘츙♥..."
얼굴을 붉히고 있잖아. 기분 나쁘게.
놀고 있던 오른손으로 알이 들어 있는 부분을 힘껏 찔러주었다.
츙츙 "츙!?"
뭔가가 망가지는 듯한 느낌이 드는 동시에 츙츙의 "망츙"라는 곳에서 피가 나왔다.
츙츙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츙츙의 타마 츙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아무래도 츙츙의 알을 으깬 것 같다. 츙츙은 둥그렇게 웅크리고 울기 시작한다. 둥글게 된 츙츙을 보니 던지고 싶다고 생각했다.
옆에 있는 절벽을 향해서 츙츙을 내던진다. 절벽에 충돌할 때마다 츙츙은 "삐!" 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그것이 조금씩 재미있어졌다.
츙츙 "츄...우...우...웅..."
돌아온 츙츙을 보니 숨을 할딱거리고 있었다.
츙츙 "인간씨, 용서해주세요츙. 이제 똥츙 안 쌀테니츙. 미안합니다츙..."
손 안의 츙츙은 아첨을 떨며 용서를 구한다. 웃긴다. 나무 그늘에서 나를 보던 그날의 츙츙에게서, 이런 츙츙의 모습을 보이고 싶었던 것이다.
나 "이제 와서 사과하는 것도 곤란하다구."
다시 한번 과감하게 절벽을 향해서 츙츙을 던지면 쩍 소리와 함께 부서졌다. 이로써 츙츙의 소탕은 종료됐다.
나는 미화위원장으로서 츙츙의 똥으로 인해 오염되는 학교를 지킬 수 있었다.
나중에 안 일이지만 내가 츙츙을 소탕한 밤, 폭우로 인해 절벽이 무너져버려서 "왕야존"이 있던 자리는 완전히 매몰되어버렸다고 한다. 내가 손을 대지 않아도 알아서 츙츙은 소탕됐을 거라는 말인데... 미화위원장으로 한가지 큰일을 해낼 수 있었다. 나는 굉장히 충실하게 업/무/에 임하고 있다. 이거 최소 학생회장 본부의 총회장님표창감. ㅇㅈ? ㅇ ㅇ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