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츙츙매니악

EgoDeath 2016. 2. 29. 01:15

츙츙매니악

항아리 속에 치즈케이크를 넣고 끝에 작은 구멍을 내서 마당에 묻는다. 그리고 하룻밤 기다린다.

"츙! 츙! 살려줘츙!"

오오, 잡았다!

"어라, 여기에 빠지다니, 어떻게 된 거니."
"치쥬케키먹을려고 했는데, 갑자기 넘어졌다츙...살려줘츙!"
"가여워라, 지금 도와줄게."

항아리에서 츙츙을 잡았다. 뒤룩뒤룩하고 무게감도 있는 다 자란 츙츙이다. 크기는 20cm정도?

"고마워츙! 살았다츙!"
"음~음, 그래 그래, 무서운 일을 당했구나, 괜찮아?다친 데는 없니?"

츙츙을 안고 손가락으로 머리를 쓰다듬거나 배를 문질문질하기도 한다. 음, 털의 질감이 좋아서 정말 부드럽다.

"삐이삐이 ♪ 간지러워츙!"

데굴데굴, 데굴데굴, 츙츙을 이렇게 부드럽게 어루만진다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하던데.

"퓨아퓨아~♪ 라뷰라뷰~♪"
"우쭈쭈쭈~ 츙츙은 귀엽네"
"츙! 츙츙은 귀여운 여자아이츙!"

응, 씩씩한 츙츙이다. 좋아. 정말 좋아.

"하핫.. 다행히도 다친 데는 없는 모양이네. 그런데 배 안 고프니? 만약 괜찮다면 우리 집에 치즈 케이크 있는데 먹을래?"
"치쥬케키? 먹을래! 먹을래츙!"
"좋아, 그럼 들어와, 집에 가자꾸나."
"고마워츙! 근데 오빠츙, 왜 츙츙한테 이렇게 친절한 거야츙?"

한쪽 날개를 입에 대면서 츙츙이 고개를 떨군다. 아 귀엽다...

"하하하, 그건 말이지, 내가 츙츙을 너무 좋아해서 그래"

그것은 거짓없는 내 진심이다.






"자, 맛있게 먹으렴"

테이블에 놓인 한 통짜리 치즈 케이크에 츙츙은 눈을 반짝반짝 빛낸다.

"이거…츙츙이 먹어도 돼츙!?"
"물론이야, 많이 먹어. 부족하면 여기 더 있어"

츙츙은 욕심 많은 구석도 있지만 이렇게 대접받은 것이 당황스럽기도 한 모양이다.

"아... 고마워츙, 그래도 이렇게 많이는 못 먹겠어츙"

이토록 당혹감에 빠진 얼굴도 귀엽다.

" 괜찮아, 남겨도 화내지 않을 테니까 실컷 먹어"
"...잘먹을게츙"

그리고 츙츙은 치즈 케이크에 부리를 찔러서 갉아먹기 시작했다. 

"!? 맛있어츙! 지금까짐 먹은 치쥬케키 중에서 제일 맛있어츙!"

츙츙은 아주 기뻐하며 곤혹감을 잊은 듯하다.

"그렇구나, 그것은 다행이네."

이 치즈 케이크는 내가 만든. 츙츙의 기호를 연구하여 츙츙을 위해서 만든 특제 케이크다. 치즈 케이크 쿠키 부분을 살짝 날개로 집어서, 웃는 얼굴로 먹는 그 모습.

"아아~ 귀여워라~"
"츙?"
"츙츙은 먹는 모습도 귀엽네"
"왠지 부끄러워츙...♪"
"수줍어하는 츙츙도 귀여워"

그래, 나는 츙츙을 애낀다. 츙츙이 무엇을 하고 있어도 사랑스럽다.

"잘먹었어츙... 배츙 빵빵해츙..."
"그래? 변변치 못 했지만.."

한 통짜리 치즈 케이크를 반쯤 먹어 치울 정도로 만족한 것 같다. 배가 부른 츙츙이 점점 동그래졌다.
후~, 동글동글한 츙츙도 귀엽다.

"뿌와뿌와-오...많이 먹어서 낮잠자고 싶어졌다츙..."

하품을 하는 츙츙, 귀엽다.

"좋아, 여기서 자렴. 이불이 있는 방에 데려다 줄 테니."
"음냐음냐... 고맙다츙..."

나는 졸고 있는 츙츙을 안고 지하실에 마련한 케이지에 츙츙을 넣는다. 츙츙의 좋아하는 여성용 속옷 등을 깐 특제 상자다.

"여기서 쉬렴, 츙츙"
"뿌와-오...잔다츙..."

그리고 츙츙은 잠들었다. 좋은 꿈을 꿨으면 좋겠어. 츙츙이 잠든 얼굴...후후후, 귀엽다.

"...뿌와-오? 여긴 어디야츙?"

잠에서 덜 깬 멍한 눈을 비비며 츙츙은 눈을 떴다. 

"안녕 츙츙. 여기는 내 집이야, 잘 잤니?"

물론 나는 계속 츙츙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잘 잤던 것은 알고 있지만. 그래, 계속 보고 있었다.

"오빠츙 치쥬케키 잘 먹었어츙, 츙츙은 이제 갈래츙..."
"그래, 지금 꺼내 줄게"

케이지에서 츙츙을 꺼내 품고는 지하실 중앙의 테이블 위에 얹는다.

"아 그런데 츙츙, 한가지 부탁이 있는데..."
"...츙?"
"난 말이지, 츙츙이 정말 좋아. 츙츙은 최고라고 생각해. 통통하고 보들보들한 몸에 귀여운 눈동자, 귀여운 볏에 다소곳이 붙은 리본까지도. 표정도 풍부하고 혀 짧은 소리에 달콤한 목소리, 거기다 노래까지 잘 하니까 말이야. 주렁주렁 달린 깃털, 작은 발에 파닥파닥하는 날개도 좋아. 어쨌든 너무 귀여워서 어쩔 수가 없어."
"그, 그렇게 칭찬하면 부끄러워츙..."
"...그러니까.. 난 츙츙의 모든 것을 알고 싶어졌어"

테이블에 매여 있던 족쇄를 츙츙에게 채웠다.

"츄..츙?"
" 알고 싶어 츙츙의 모든 것을. 무엇을 하면 어떻게 되는지, 어떤 목소리를 들려주는지. 어떤 표정을 지어 줄까.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반응하는지."

나는 책꽂이에서 한권의 앨범을 꺼냈다.

"예를 들어. 이 츙츙은 손을 잘라낸 때의 반응을 본 거야"
"츙!?"

앨범의 사진에는 손이 없는 상태에서 눈물이 말라붙어 엉망진창이 된 얼굴로 힘없이 고개를 숙인 채로 주저앉은 츙츙이 나온다.

"힘 없는 츙츙도 귀엽지? 여기도 보시지, 츙츙을 반짇고리에 있는 쿠션 같은 걸로 묘사한 거야"
"삐이잇!?"

사진에는 머리, 등, 손, 엉덩이, 모든 곳에 시침바늘이 박힌 채, 엎드리고 눈물로 웅덩이를 만들고 있는 츙츙이 찍혀 있다.

"시침 바늘 투성이인 구슬이 화려하고 귀엽지?

츙츙은 지방이 두꺼우니까 내장까지는 상처가 생기지 않아서 의외로 담담하더구나."

"여기는 볏을 잘라낸 사진이야. 벼슬은 츙츙의 정체성이지. 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의 울음소리, 정말 견디겠더라구."
"여기는 털을 뽑은 사진이야. 손으로 하나씩 정성들여 빼냈어. 전부 빼놓아서 감자 같아서 귀엽지."
"이쪽은 산(acid)에 담근 거야. '쮸~' 하면서 녹는 츙츙이 날뛰던 꼴은 대단했어."
"여기는 액체 질소에 넣어 봤어. 딱딱하던데. 귀엽다기보다는 아름답다고 해야 하나?"

사진을 본 츙츙의 표정이 창백해져간다.

테이블 위에는 내 "도구 상자"가 있다.

"오늘은 이걸로 할까"

꺼낸 것은 망치와 못이다.

"츄우우우우웅? 양양! 살려줘츙!"

나는 츙츙을 쾅 하고 짓누르고, 오른쪽 날개를 못으로 눌렀다.

"... 하늘을 나는 츙츙을 봤어. 몸에 비해서 작은 날개를 파닥거리면서 열심히 날갯짓하고 있었어. 금방 떨어져 버렸지만, 그 모습은 귀여우면서도 동시에 아름답다고만 느껴지더구나. 잘 날지 못하는 츙츙에게도 날고 싶다, 하늘로 날아오르겠다는 마음이 있었던 거겠지."
"츄? 무슨 소리야츄..."
"자, 들려주렴! 넌 어떤 목소리로 노래하는 거지?"

못을 향해서 해머를 내려친다.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잇!?"
못은 푹신푹신한 날개를 관통하고, 테이블에도 박혔다.

"츄우우우우우우우우!! 아파츙! 그만츙!"
"어때? 츙츙, 기분이 어떠냐고?"

못을 한 개 더 꺼내고, 날개에 때려박는다.

"삐기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이제 날 순 없어!"
"츙!?"

나는 더 못을 꺼낸다.

"이제 그만해츙! 아파! 아파!"

해머를 내려치다.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무심코 휘두른 망치, 못은 테이블을 찍는다.
무심코 휘두른 망치, 못은 테이블을 찍는다.
무심코 휘두른 망치, 못은 테이블을 찍는다.
...

나는 손거울을 가지고 츙츙에게 내보였다.

"자, 보렴. 날개가 구멍 투성이야! 가엾게도, 이제 더이상 하늘을 날 수 없게 됐네! 기분이 어때?"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너무해츄우우우우우우우우우웅!"
"우흥... 좋은 대답이야"

츙츙이 굵은 눈물을 흘리며 울고 있다.

"왜 이런 잔인한 짓을 하는 거야츙? 츙츙이 좋다는 건 거짓말이야츙...?"

"그렇게 말하지 마! 나는 츙츙이 정말 좋아! 츙츙의 모든 것이 좋다구! 심지어 츙츙이 슬퍼하거나 괴로워하는 것마저도 좋단 말이야~!!"

무심코 휘두른 망치, 못은 테이블을 찍는다.

"츄이이이이이!"
"쌀로! 좋아! 존나 좋아!"

"츄츄츄츄...부탁이야...이제 하지마...죽겠어츄우우우웅..."
"괜찮아, 이 정도로는 츙츙은 죽지 않잖아. 자아알 알고 있다구. 자아알. 하아하아...그럼 이어서 갈까?"

온전한 쪽인 왼쪽 날개를 만진다. 문질문질.

"아...츙츙의 날개...정말 따뜻한걸. 이런 날개로 알을 품어서 데우는 거구나...'츙츙의 타카야모노~'라고 부르면서, 애정을 담아서, 좋은 아이가 태어나기를 바라도록 품는 거구나..."
"삐...삐이이이이잇! 부탁이야츙! 이제 하지마츙!"
"안~돼♥♪"

이번에는 못을 쓰지 않고 직접 망치로 날개를 두드린다.

"삐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아아...뼈가 으스러지는 소리가 들려..."

무심코 휘두른 망치로 못도 없이 날개를 때린다.
무심코 휘두른 망치로 못도 없이 날개를 때린다.
무심코 휘두른 망치로 못도 없이 날개를 때린다.

"삐규웃!! 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두드릴 때마다 날개가 엉망진창이 된다. 해머가 으스러뜨린 부분은 살이 터지고 피가 맺힌다.

"남김없이 부숴줄게."

아픔이 많이 전해지도록, 날개의 끝에서부터 안쪽까지 남김없이 부숴간다.

"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아,하아, 완전히 납작해졌네!"
"뀨...삐..."

츙츙은 완전히 힘이 빠진 얼굴로 입에서 거품을 물고 있다.

"아하하하. 하하하하!! 좋아, 정말 좋아! 그리고 그 표정! 잘/먹/겠/습/니/다/!"

'찰칵'

사진을 찍는다.

"그럼 다음 코스로 가 볼까~"

츙츙이 특히 아파하도록 조제한, 소금물을 날개에 퍼붓는다.

"아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츄이끼이이이이이이이이이아아아아아아아아!"
"하하하하하하하하! 아직 건강한 걸!!"

고정된 다리와 십자가에 못 박히시던 그 날개로 하여 움직일 수 없는 상태에서 한계까지 기절한 꼴은 정말 재미있다.

"이제 피를 멈춰 줄게! 이걸로 말야!"

내가 꺼낸 것은 다리미다. 그것을 본 츙츙은 무엇을 할지 짐작한 것 같다.

"양양, 양양~ 양양!!! 양양!!!!"

움직일 수 없지만 나름대로 필사적으로 벗어나려 한다. 참으로 기특한 마음이라서 깨물어주고 싶어 죽겠다.

"솜털 투성이의 작은 새도-- 언젠가 하늘로 날아올라, 커다랗고 튼튼한 날개로-"

'치이이익'

"날아♪" (역주: START: DASH의 가사.)

"치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이!! 뜨거워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

부서지고 찢어져 누더기같은 날개가 다림질을 받아서 노릇노릇 구워진다.

"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아아아아아아아아아!"
"저기저기♪ 있잖아, 노래 더 해줄래? 해줄거지?"

다리미를 더 강하게 누르고 돌린다.

"쀼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츄에에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해줄거지? 해줄거지?"

오른쪽 날개의 못을 뽑아내고 그쪽에도 폭풍 다림질 서비스!

"해줄거지? 해줄거지? 해줄거지? 해줄거지? 해줄거지?"
"삐교오오아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휴우, 정말 좋은 노래였어"
"...아...아...아"

상처를 지져서 지혈했으니 과다출혈로 죽는 일은 이제 없을 것이다. 아직 살아있게 하기 위해서 소독약을 발라준다.

"너는 최고야, 츙츙. 더욱 더 즐겨야지? 이제 우린 함께야. 죽을 때까지 계속 함께야!"

이렇게 해서 나의 지하실에 또 하나의 케이지가 늘어났다.

"자, 다른 모두의 얼굴도 볼까, 다음에는 뭘 할까? 두근두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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