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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합리적 짐승

EgoDeath 2016. 2. 29. 00:23

초여름 어느 날.
코우사카 호노카의 방 창문에서 한 마리 새끼츙츙이 하늘로 날아오르려 하고 있습니다.
전신의 털은 밝은 회색으로 갈기, 크기도 어미츙츙과 다름없는 정도로까지 성장한 이 병아리는 왕야후유얏츙을 안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츙츙의 부모는 새끼츙츙들의 솜털이 난 때부터, 통칭 「START:DASH」로 불립니다(と呼ばれる).
일정한 패턴을 가진 지저귐을 시작합니다.
이것을 들은 새끼츙츙들은 하얀 피모에 뒤덮인 양쪽 날개를 떨고 일부 새끼츙츙은 책상 머리에서 뛰어내리는 등의 행동을 일으킵니다.
야생 조류에서도 발견되는 날기 연습일까요.
하지만 새끼츙츙들의 작고 약한 날개로는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곧 추락하게 됩니다.
이 훈련 과정에서 새끼츙츙들은 서서히 도태되어 가서 비상훈련을 싫어하는 겁쟁이에 뻔뻔스러운 성격에 호노카와 치즈케이크에 대한 집착이 강한 개체....
즉 어미츙츙의 성격에 가까운 성격의 것만 살아남아 성장합니다.
츙츙의 일반적 성격은 이렇게 다음 세대로 계승되어 가는 것입니다.
코우사카 호노카 씨 댁에는 4마리의 자매  새끼츙츙들이 있었지만 비상할 때까지 성장한 개체는 이 1마리 뿐이었습니다.

오랫동안 망설인 뒤 마침내 새끼츙츙이 날아올랐습니다.
어미츙츙보다는 조금 날씬한 체형이기는 하지만 역시 조류같지 않은 땅딸막한 몸을 필사적으로 띄우며, 1미터, 2미터 점점 코우사카 가를 떠나갑니다.
코우사카 호노카씨에게 한마디도 알리지 않고 어미츙츙에게도 보지 못하고 새끼츙츙은 졸업하여 떠납니다. 

츙츙의 생태는 아직도 불확실한 부분이 많고 떠난 새끼츙츙이 어떤 생애를 보낼지도 현 시점에서는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텔레비전 앞의 여러분, 앞마당에 치즈케이크를 놓아 보면 어떨까요?
허기진 츙츙이 찾아올지도 모릅니다.



오늘은 스튜디오에 조류학 전문가를 모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본 프로그램의 감수로 그동안 츙츙에 관한 조사연구에서 협력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드디어 츙츙의 독립의 순간을 포착한 것인데, 정말 흥미로운 영상이었습니다. 코우사카 씨의 협력에 의한 츙츙 연구이기 때문에 이번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졸업하고 나간 새끼지만 솔직히 말해서 자연계에서 살아남기가 불가능합니다. 다른 조류와 달리 극도로 낮은 비행 능력, 그것을 받쳐주지 못하는 다리 힘, 공격력이 약한 부리 때문에 도망도 반격도 못 하고 바로 포식될 거예요.
원래 치즈케이크와 마카롱 (소문의)초콜릿이라고 하는 인간의 기호품만 먹고 살아온 츙츙들은 도대체 무엇을 먹나요?
이것들이 아닌 음식을 먹게 하면 설사를 하고 목숨을 잃는 케이스도 발견되는 곳에서 소화능력이 극히 저조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포식자들에게 들키지 않아도 영양 섭취를 못 해서 굶어죽겠네요.

츙츙의 목격 정보가 도쿄도 치요다 구, 게다가 오토노키자카 부근이라는 극히 제한된 지역에서밖에 들어오지 않은 것을 보더라도 독립의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을 간접적으로 입증하고 있습니다.

본 프로그램으로 매번 말씀드리는 이야기지만 츙츙은 생물로서 매우 비합리적인 존재입니다.
왕야후유얏츙에 대한 집착이 좋은 예인데요, 살아가는 데 전혀 무의미한 천조각을 고집한 나머지 몇마리의 개체가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볏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생활에 있어서 도움이 되는 장면을 일절 볼 수 없는 한편 (볏이) 사육바구니에 걸리거나 까마귀에 쪼아먹혀지는 경우로, 이것 역시 적잖은 사망원인으로 되어 있습니다.
전술한 대로 생물로서 생존 능력이 낮은 것과 함께 이들의 비합리적인 성질을 여러개 보유한 점에서도 인위적으로 보호하지 않는 한 퇴출될 운명에 놓인 생물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선생님, 고마웠습니다.
이번 방송은 여기까지입니다. 본 프로그램에서는 앞으로도 수수께끼가 많은 생물 츙츙을 추적합니다.
목격 정보가 있다면 꼭 본 방송 홈페이지로 보내주세요. 협력자 코우사카 씨에게의 모금도 받고 있습니다.

<츙츙의 수수께끼를 풀어내는 자는 텔레비전 앞의 당신이다!>


한편 그 무렵 츙츙 일행은..
히나츙2 "언제 와 츙?"
츙츙 "몰라츙...히나츙이 걱정돼 츙..."
??? "자, 식사시간이다~!"
히나츙2 "츙! 밥이다 츙!"
츙츙 "치즈케이크 먹고싶어 츙!"
츙츙들은 히나츙같은 건 잊고 기뻐합니다! 히나츙2이 가장 먼저 케이지 밖으로 뛰어나갔습니다.
히나츙 "츄, 츄웅!"
히나츙2의 날카로운 비명이 들립니다.
츙츙 "츙!? 왜 그래 츙?"
츙츙이 황급히 케이지 밖으로 나옵니다. 거기서 츙츙이 발견한 것은 더 큰 플라스틱 바구니와 이쪽을 감정 없는 눈으로 바라보는 커다란 거미의 모습이었습니다.
츙츙 "츄, 츄웅!"
츙츙은 황급히 케이지로 돌아가려고 했지만 이미 케이지는 닫혀져 있었습니다.
츙츙 "여기서 보내줘 츙! 내보내줘 츙!"
츙츙은 필사적으로 케이지를 쳤어요.
그러나 케이지 밖에 있는 인간은 히죽히죽 웃으면서 이쪽을 보고 있을 뿐입니다.
그 때 츙츙은 등에 격통을 느꼈어요. 거미의 큰 송곳니가 츙츙의 등을 물어 독이 주입된 것입니다.
츙츙은 그래도 여전히 거미에게서 벗어나려고 손발을 파닥거립니다.
그러나 손발은 거미의 긴 다리로 봉해지고, 점점 츙츙의 의식도 희미해져갔습니다.
츙츙은 자신의 체액이 흡수되고, 몸이 마비되는 것을 느끼면서 "작별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텐데 츙..." 하고 뒤늦게 후회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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